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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과 잉크 토너의 공통점, 콜로이드

김보성  2022-12-13 VIEW : 1519

학교 미술시간에 수묵화를 그리거나 서예를 한 기억이 생각나는데요. 이때 먹을 갈아 먹물을 사용하였습니다. 문방구에서 플라스티 통에 담아 판매하는 먹물을 사서 사용하다 보면, 붓에 먹을 묻혀 글씨를 쓸 때 항상 명암이 고르지 않고 군데군데 진한 부분이 생기곤 합니다. 구입한 지 오래된 먹물을 쓰면 검은 물질이 다 가라앉아 액체 부분에는 거의 맹물만이 남기도 합니다. 프린터에서 이용되는 토너 역시에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콜로이드'라는 개념에서 비롯됩니다. 콜로이드란 무엇이며, 이들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의 원리를 살펴봅니다.

 

 

 

 

 

 

콜로이드의 개념

콜로이드(colloid)란 물질이 존재하는 상태의 일종으로, 입자의 크기가 직경 10^ 7 ~ 10^ 5cm 범위에 있는 입자들이 혼합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보다 작은 입자들의 혼합물은 참용질, 그보다 큰 입자들의 혼합물은 서스펜션이라고 부릅니다. 콜로이드 상태의 입자는 색깔, 밀도 등 매우 다양한 성질의 변화를 보입니다. 콜로이드는 형태에 따라 에어로졸, 거품, 유탁액(emulsion) 등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입자들이 생성되는 원리에 의해서는 분자 콜로이드, 미셸 콜로이드, 분산 콜로이드라고도 분류하기도 합니다.

 

 

 

입자 크기에 따른 혼합물의 상태

 

 

 

우리 주변의 콜로이드

생명체를 이루는 체액을 비롯, 자연계에서 관찰되는 대다수의 물질은 엄밀히 말해 콜로이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체에 액체, 고체 입자가 분산되어 있는 상태인 에어로졸에는 구름, 안개, 먼지, 연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액체에 기체 입자가 분산된 거품(foam)에는 맥주 거품, 휘핑 크림, 면도용 거품을 들 수 있습니다. 액체에 액체 입자가 분산되어 있는 형태인 유탁액(이멀젼)에는 우유, 마요네즈, 혈액이 있고, 액체에 고체 입자가 섞인 상태인 졸(sol)과 겔(gel)에는 각각 먹물, 잉크와 한천, 두부를 예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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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과 콜로이드

먹물에서 앞서 말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먹의 주성분이 탄소의 작은 알갱이인 카본 블랙(그을음)이기 때문입니다. 카본 블랙 입자의 크기가 1~100nm 범위에 있을 때 콜로이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연료를 태워 그을음을 얻는 과정에서, 채취하는 위치가 그을음이 발생하는 곳에서 멀수록 입자 크기가 고와집니다. 입자의 크기가 작아지면 카본 블랙 입자가 물에 고루 잘 분산되어 질 좋은 먹이 만들어집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먹은 질이 낮아 간혹 누에 보일 정도의 크기인 입자가 섞일 수도 있게 됩니다.

카본 블랙은 또한 물 분자와 잘 섞이지 않으려는 특징, 즉 소수성을 가진 콜로이드이므로 다른 콜로이드 입자와 만나 쉽게 엉길 수 있습니다. 먹을 만들 때는 아교를 녹여 그을음을 섞어 반죽하여 먹을 갈 때 아교가 함께 분산되어 엉김을 방지합니다. 저렴한 먹물 중에는 아교의 질이 떨어지거나 양이 부족해서 시간이 지나며 잘 작용하지 못하게 되어 엉김을 막지 못하는 것입니다.

 

 

프린터 토너의 콜로이드 입자

복사기, 레이저 프린터에 사용되는 토너 역시 콜로이드 입자입니다. 콜로이드는 특정 전하를 띠므로 종이에 토너가 묻어야 하는 위치와 그렇지 않아야 하는 위치를 정전기를 통해 지정하고 잉크를 분사하면 원하는 모양대로 토너가 감광 드럼에 묻게 됩니다. 이 감광 드럼이 다시 잉크를 종이에 묻히게 됩니다. 잉크젯 프린터에서 사용하는 잉크 중 안료 잉크는 콜로이드 상태로 사용됩니다.

잉크젯 프린터용 잉크에도 먹에서 사용하는 아교처럼 엉김을 방지하는 콜로이드 물질을 사용하면 잉크 보존에 용이할 것입니다. 그런데 잉크를 매우 작은 방울로 제어해서 종이에 분사해야 하기에 프린터용 잉크는 보통 밀폐된 전용 용기에 조금씩 담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사용하지 않은 채 오래 방치하면 노즐이 막힌다거나, 잉크가 엉겨서 막히는 일이 생기는 것도 역시 콜로이드의 엉김 특성에 기인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콜로이드의 개념과 엉김 특성, 그리고 이로 인한 우리 주변의 현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에는 콜로이드 입자들이 섞여 있는 상황이 많고, 이를 잘 조절하여 이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기억해 주세요.

 

 

 

이미지 출처

pixabay

심화 화학, 한국과학창의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