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기 서포터즈 활동 케미러브 제3기 서포터즈 활동 게시판입니다.

[11월] 레몬즙을 바르면 사과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김보성  2022-11-25 VIEW : 4820

우리가 흔히 먹는 사과, 사과를 한 입 베어 물다가 그대로 두면 곧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사과가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갈변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레몬즙을 이용하면 사과의 갈변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과연 갈변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이고, 레몬즙이 갈변을 막는 역할을 수행하는 원리는 어떠한지 알아보겠습니다.

 

사과가 갈색으로 변하는 이유, 폴리페놀

사과를 비롯하여 감자 등 과일 및 채소류에는 폴리페놀계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폴리페놀(polyphenol)은 식물에서 발견되는 화합물의 일종인데, 분자 하나에 페놀 그룹이 2개 이상 있고 여러 개의 수산기(-OH)를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수산기란 산소 원자와 수소 원자가 각 하나씩 결합한 쌍을 의미합니다. 페놀 그룹은 탄소가 육각형으로 연결된 벤젠고리의 한 말단에 수산기가 붙어 있는 구조를 말합니다.

 

페놀이 여럿 존재하는 폴리페놀은 식물이 자외선, 활성산소, 포식자 등으로부터 스스로 보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폴리페놀에 해당하는 물질에는 카테킨, 탄닌, 플라보노이드 등이 있습니다. 항산화 효과가 있어 노화를 방지하고 DNA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며 다양한 질병에 대한 위험도를 낮추는 효능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폴리페놀의 산화와 갈변 현상

폴리페놀계 물질은 세포 속에 들어 있을 때는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않다가, 모종의 이유로 세포가 파괴되어 공기 중에 노출되면 산소와 만나 갖고 있던 전자를 산소에게 빼앗깁니다. 이를 산화과정이라고 하며, 폴리페놀계 물질이 산화되면 색이 갈색으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이때 폴리페놀옥시데이스라고 하는 산화 효소가 이 반응을 촉진합니다. 산화 효소란, 사과에 있는 화학 물질로 폴리페놀계 물질의 산화 과정이 일어나는 속도를 높이는 작용을 합니다. 이 효소는 폴리페놀을 디페놀을 거쳐 오-퀴논으로 산화시키면서 조직을 암갈색으로 변화시킵니다. 때문에 사과나 감자를 자르면 그 절단 부위가 변색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효소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레몬즙

사과, 감자를 비롯한 과일과 채소에 즙을 살짝 뿌려주면 색상을 선명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레몬즙이 산화효소인 폴리페놀옥시데이스의 활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산화효소는 단백질 분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적당한 온도와 pH 범위에서만 산화반응의 속도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pH가 일정 범위를 넘어서면 단백질의 구조가 변형되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게 됩니다.

 

 

 

pH는 산성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수소 이온(H+)의 농도가 높을수록, 즉 많이 존재할수록 산성이 강하다고 하고 pH가 낮습니다. 반대로 수소 이온의 농도가 낮을수록 염기성이 강하다고 하고 pH가 높습니다. 산성인 물질들은 먹었을 때 대개 신맛이 나는데, 대표적으로 레몬즙이나 식초가 그러합니다. 수소 이온이 주위에 많이 존재하면 수소 이온과 산화효소의 단백질 구조 사이에 상호작용이 일어나 구조가 변화하게 되고, 그러면서 산화효소가 폴리페놀계 물질과 잘 달라붙어 산화반응을 빠르게 만들어줄 수 있는 활성도가 약해집니다.

레몬즙은 산성이어서 주위 환경의 pH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레몬즙에 의해 폴리페놀옥시데이스가 활성화되는 pH 범위 이하로 pH 가 낮아지면 폴리페놀계 물질의 산화반응이 매우 느리게 일어나게 됩니다. 결국 폴리페놀계 물질이 온전히 유지되면서 과일의 색상도 오랫동안 선명하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 이미지 출처

pixabay

화학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