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위해선 혈관을 싱싱하게
최근의 동안(童顔) 열풍이 고령인구 비율 증가와 무관하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질병 없는 건강한 상태가 젊음은 아니며, 오래 사는 것이 노화를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 신체기능이 점점 떨어지는데도 영원히 살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으므로, 노화를 늦춰 수명을 연장하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논란과 함께 현재는 인정받지 못하지만 노화는 개체에게 이롭지 않지만, 전체에게는 이익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노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세대교체도 없고 진화가 멈추며, 진화하지 못한 종은 쉽게 멸종되고 진화할 수 있는 다른 종에 의해 대체된다는 논리적 가정이다. 이 이론이 잘못된 몇 가지 이유 중에 죽음과 노화가 혼동된 것도 그 하나다. 늙지 않은 것은 살아있는 동안 건강과 열정을 유지하는 것일 뿐 늙지 않더라도 죽을 가능성은 언제나 있으며 죽지 않을 수는 없다.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 심장병이다. 심장은 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한 혈액을 우리 몸 곳곳에 전달하여 세포 하나하나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산소와 영양소가 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에서 생긴 이산화탄소와 유해한 부산물들은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엔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여 고속도로 역할을 담당하는 혈관이 막히게 되면 세포는 더 이상 에너지 공급을 받지 못하고 손상을 받게 되며, 죽음에 이르게 된다.
혈 관이 막히게 되는 것은 동맥벽 안에 플라크라는 딱딱한 부위가 형성되어 발행하는 동맥경화증이 주요 원인으로서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알려져 있는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손상과 관련이 있다. LDL 콜레스테롤은 피에서 정상적으로 순환하는 지방과 단백질의 혼합 물질로서 지방을 몸의 여러 부분으로 분산시키는데, 동맥경화 초기단계에서 동맥벽에 축적되어 플라크를 형성한다.
플 라크는 유아시절부터 형성되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악화되어 동맥경화로 진행하면 동맥벽의 탄력성을 떨어뜨리고 혈압을 올린다. 심해지면 피의 흐름에 장애가 생기고, 세포에 산소와 영양소, 더 나아가 에너지가 결핍되게 된다. 피가 굳게 되어 형성되는 혈전도 플라크로 인해 생길 수 있다. 심장의 관상동맥에 혈전이 생기면 심장마비 등의 심장병으로, 뇌혈관에 혈전이 생기면 중풍 등의 치명적인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LDL이 산화되면서 혈액 구성성분이 아닌 외부 물질로 인식되어 면역계로부터도 공격을 받게 되므로 건강한 삶으로부터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대표적 노인성 만성질환인 혈관질환 치료제연구를 신약연구 초창기 때부터 현재까지 활발하게 추진, 일부 성과는 기업에 이전돼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혈전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고혈압 치료제, 피의 흐름이 막히는 허혈상태에 의해 손상된 세포를 보호해주는 세포 보호제 연구 등을 꾸준히 수행해 현재는 혈전형성을 막아주는 항혈전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물론 치료제 연구도 중요하지만 노화를 지연시키고 건강하게 오래살기 위해서는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는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있는 식사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