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보는 화학 화학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니코틴의 두 얼굴

진정일  2022-07-11 VIEW : 904

니코틴이라는 단어는 항상 담배와 붙어다니게 마련이다. 따라서 요즘은 니코틴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암을 연상할 정도가 되었다. 백해무익하고 온갖 암을 유발한다는 보고와 광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담배 속에 니코틴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흡연시 니코틴 외의 여러 유해물질이 체내로 들어온다는 사실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니코틴의 성인 치사량이 60밀리그램(두 방울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만 봐도 이 화합물의 독성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니코틴염을 살충제로 사용한 적도 있는데, 처음 흡연하는 사람 중에는 1밀리그램의 니코틴만을 흡수해도 그 해독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담배 스무 개비, 즉 한 갑에 30밀리그램의 니코틴이 들어있으니까 담배 두 갑을 한꺼번에 다 피우면 큰일이 생긴다는 의미다. 그러나 니코틴은 정신을 맑게 해주고 긴장을 경감시키는 훌륭한 생리적 기능도 지니고 있다. 니코틴은 집중력을 증가시키고,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 더구나 단 것을 먹고 싶은 욕망을 없애줌으로써 다이어트하는 사람에게는 보다 매혹적이다.

니코틴은 패치를 사용해 피부를 통해 복용할 수도 있고, 담뱃잎 속 니코틴 냄새를 코로 들어 마실 수도 있으며, 씹어서 입으로 섭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흡연이 가장 인기(?) 있는 니코틴 흡취방법이다. 담배연기를 빨아들이면 7초 내에 그 효과가 나타난다. 허파를 통해 동맥으로 들어간 니코틴은 바로 우리 뇌에 도착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니코틴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못해 인체 내에서 니코틴의 반감기는 약 2시간이고, 뇌 속에서는 니코틴 양이 훨씬 빨리 줄어든다. 따라서 흡연자들은 핏속에 어느 정도의 니코틴을 유지하기 위해 보통 한 시간에 한 개비는 피우게 된다. 잠잘 때는 인체 내의 니코틴 양이 계속 감소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 첫 담배의 맛이 어떨지 비흡연자들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